정부가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내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 News1 안은나 기자

사업절차 간소화·공공지원 확대로 도심 택지공급…기업형 임대사업자에 인센티브

(세종=뉴스1) 진희정 기자 = 국회 계류중 인 제도를 포함해 연말까지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와 전월세난을 해소하면서 도심 임대사업의 활성화도 꾀하겠다는 의도다. 즉 정부가 국공유지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보유택지 및 개발제한구역 등 공공부문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택지를 공급키로 했지만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지역에서도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구용역을 거쳐 재개발·재건축 사업 절차 가운데 불합리한 점을 찾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개정키로 했다. 연초 재건축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별 3분의 2가구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했던 요건을 2분의 1 이상 동의로 바꾸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규제 완화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크게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 간소화와 정비기반시설 관련 공공지원 확대 및 영세조합원의 재정착률 제고 등의 세가지 틀에서 검토중이다.

이미 Δ공공관리제도 개선 Δ사업기간 장기 지연때 종전자산 감정평가 기준 변경 Δ정비기반시설 무상양도 범위 명확화 Δ재정비촉진지구내 기반시설 설치비 국비지원 범위 확대 Δ용적률 인센티브 적용에 따른 임대주택 공급제도 개선 등은 국회에 계류중이다.

먼저 사업절차 간소화로 뉴타운·정비사업의 실태조사 동의율과 조합해산 시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업이 정상 추진되는 곳에서도 비대위 등의 사업반대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대다수 사업을 원하는 조합원의 선의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현재 동의율은 토지등소유자의 10~25%의 범위에서 시·도조례로 정하고 있다.

정비기반시설 관련 공공지원 확대 부분에서는 재개발처럼 재건축도 착공이후 준공까지 국공유지 사용료를 면제하는 안에 대해 건설업체들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때 서초구로부터 국공유지 사용료 169억4000만원이 부과돼 사업성 악화와 조합의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정비사업의 용적률 규제 완화와 영세조합원에게 임대주택 입주권 부여 등도 고려중이다.

특히 국토부는 '뉴스테이' 정책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조합이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새로 지어지는 전체 주택의 일정비율을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장기임대로 공급하거나 정비사업 용지 중 일부를 분할해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고 이를 기업형 임대단지로 조성할 경우엔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까지 모두 부여하기로 했다. 

만약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일정 가구를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하거나 부지의 일부분을 기업형 임대단지로 매각하면 용적률을 상향 조정받아 사업성이 좋아지게 된다. 이같은 경우 오피스텔·주상복합·아파트 등 복합용도개발도 허용하고 임대부지에 대한 층고제한 등 건축규제도 완화해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절차상의 문제로 진행이 더디고 영세조합원들의 재정착률이 떨어지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연내 다각도로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내 재건축·재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와 임대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지난해말 부동산 3법이 개정됨으로써 일부 재건축·재개발사업이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추가로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정비사업은 그동안 도심내 주요한 주택공급 기능을 담당해 왔으며 최근 핫이슈인 기업형 임대사업의 경우에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부지를 제외하고는 도심내에서 택지를 찾기 어렵다"며 "조합이 자발적으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공급하게 하려면 용적률·층고제한 완화·국공유지 무상양도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도심내 신규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일정 비율 임대주택 확보량도 늘어날 수 있고 전세로 공급되는 새 아파트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다만 강남이나 목동 등 일정 가격 수준 이상인 곳에선 사업이 빨라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노후와 되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력으로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는 곳은 공공으로 전환해 주거 수준의 형평성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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