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5/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다시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입지가 좋은 재건축단지의 분양가 경우 3.3㎡당 4000만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분양가 상승을 억눌러왔던 요인인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재건축 단지는 총 8곳 2546가구다. 지난해(9곳 2914가구)·2013년(17곳 8276가구)와 비교하면 적은 물량이다.
 

◇본격화된 '랜드마크' 경쟁…분양가 상승요인 작용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화두는 '랜드마크'다. 거주자 입장에서는 지역 대표 아파트에 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시공사는 해당 단지를 발판으로 다른 지역까지 수주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최근 서초구 서초동 삼호가든3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 역시 "삼호가든3차를 최고의 아파트로 만들고 이걸 기점으로 타 강남지역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랜드마크 경쟁이 분양가 인상을 부채질한다는 의견도 있다. 랜드마크 경쟁을 위해 필수적인 것은 '고급 아파트' 이미지다. 이를 위해 가구 내부 자재와 조경·커뮤니티시설의 수준을 높이다 보면 자연스레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서초구 반포동·잠원동 일부 단지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3.3㎡당 4000만~4200만원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까지 서울 재건축 단지 중에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었던 곳은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차' 뿐이었다. 16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한강변에 위치한 '랜드마크' 아파트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쓸 수도 있다"며 "지역 랜드마크 경쟁을 하다보면 분양가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의 바로미터는 한강변에 있는 단지들"이라며 "가락시영의 경우 규모는 크지만 입지가 상대적으로 불리해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2015.06.25/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초동·대치동도 3500만원 육박할 듯…가락시영도 인상 논의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2년 3139만원·2013년 3697만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151만원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평균 분양가가 2013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은 오는 8월 강남구 대치동 '대치국제 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 SK뷰'를 선보인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초역세권이다.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도곡역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난 2013년 분양한 래미안 대치청실과 인접해있다. 래미안 대치청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300만원 대였다. 대치동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과 비교하면 SK뷰는 단지 규모가 작다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래미안 분양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된 점을 감안하면 래미안 보다 소폭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2차 재건축 아파트도 9월 분양 예정이다. 593가구 중 14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 역시 3.3㎡당 3500만원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재건축 분양 최대어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도 8~9월 사이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총 951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인데 일반 분양 물량은 1635가구다. 가락시영아파트는 당초 3.3㎡당 평균 2500만원 선으로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분양가를 재조정하기 위해 조합과 시공사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전에 비해 가격이 오르긴 하겠지만 무조건 높게 책정하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