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에 금리인상 가능성
호재보다 악재 많을 듯

2015년 아파트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전국에서 분양된 물량은 42만9188가구(공공 분양 제외, 임대 및 일부 예정물량 포함)로 지난해(26만5959가구)보다 61.4% 늘었다. 부동산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올해 아파트 거래 건수는 11월까지 75만2612건으로 한국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2016년 분양·매매시장의 열기는 올해보다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이 수도권은 내년 2월부터, 지방은 내년 5월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해, 집을 사면서 신규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도 분양·매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2016년 분양 물량, 올해보다 10만 가구 감소 

부동산114가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은 올해보다 25.5%(10만9299가구) 줄어든 31만9889가구다. 건설사들은 분양 시장 상황을 보고 분양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실제 분양 물량은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18만2048가구로 2015년(21만6268가구)보다 16% 줄고, 지방은 2015년 21만2920가구에서 2016년 13만7841가구로 35%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은 경기 11만5849가구, 서울 5만6719가구, 인천 9480가구 순이다. 지방에서는 부산(2만5230가구), 경남(2만232가구), 충남(1만7622가구), 경북(1만2581가구) 순으로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 

2016년에는 대출규제 강화, 금리인상 가능성, 공급과잉 우려 등이 겹치면서 분양 열기가 다소 식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들도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대출 규제 강화 “매매 감소 불가피” 

올해는 저금리 기조, 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수도권에서 아파트가 38만558건 거래돼 2014년(32만4989건)보다 17.1% 늘었다. 지방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37만2054가구로 2014년(38만3961건)보다 3.1% 줄었다. 

2016년에는 지방을 중심으로 거래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15년 10월 28일부터 11월 10일까지 108개 주택건설업체와 100개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내년 수도권은 거래가 늘 것이라는 전망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지만, 지방은 거래가 감소할 것이란 대답이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아파트 매매는 투자 심리가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이 예고된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전세난에 지친 사람들이 매매로 갈아탈 수 있어 거래가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16년 27만가구 입주…경기·대구는 전세 여유 있을 듯 

내년에 전국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7만1467가구로 올해(26만5387가구)보다 2.3%, 6080가구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2010년(29만8835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대구의 입주 물량이 올해 1만4915가구에서 내년 2만6459가구로 1만1544가구 늘어나고, 경기 지역도 올해 7만124가구에서 내년에 8만1246가구로 입주 물량이 1만1122가구 증가한다. 

서울의 2016년 입주 예정 물량은 2만3700가구로 올해보다 2568가구 늘어난다. 하지만 내년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주 가구가 약 6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서울의 전세난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상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서울은 이사철에 관계없이 재개발·재건축 단지 인근 지역의 전세 품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 아파트 공급이 많이 늘어난 일부 지방이나 광역시는 전세난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